수능 최저학력 기준 맞추고 배경지식 쌓는 데 도움
기출문제 5회씩 풀고 모범 답안 필사로 실력 키워
조선고 3년 '나공부' 군은 비교과 영역 이력이 없다. 내신과 모의고사 성적은 잘해야 평균 2등급 대. 수도권 주요 대학 입학은 꿈도 못 꾸는 형편이다. 이런 나군에게 최예진(숙명여대 앙트러프러너십 전공 1년·사진 왼쪽)·손민기(경희대 경영학과 2년)씨는 논술 전형을 적극 추천한다. "논술 준비는 '양'보다 '질'입니다. 교과 공부를 충실히 했다면 지금부터 바짝 준비해도 정복할 수 있습니다."(최예진) "제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성적이요? 정시로 치면 지금 학과에 '입학조차 힘든' 정도였죠."(손민기)
◇교과 공부와의 연계로 '논술 역전'
최씨와 손씨는 각각 대입에서 '논술 역전'을 이뤄냈다. 학교생활기록부와 수능 성적이 반영되지 않는 '논술일반 전형'(숙명여대) '일반 전형 내 우선선발'(경희대)로 각각 합격했기 때문. 물론 이들이 수능 공부를 게을리했던 건 아니다. 손씨에 따르면 이맘때 적절한 수능과 논술 공부의 비율은 7대 3. "수능 공부는 두 가지 측면에서 논술 전형 준비에 도움이 돼요. 최저학력 기준을 맞추는 게 하나, 논술 작성에 필요한 배경지식을 쌓는 게 다른 하나죠. 역대 기출문제는 정치·경제·윤리·사회 등 일정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각각의 구체적 내용은 전부 교과서에 나와 있거든요."
지난해 6월, 최씨는 입학사정관 전형 준비에 한창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불합격'. 수시 전형 준비에 정신이 팔려 교과 공부마저 놓쳤다. 이후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논술 공부에 매달렸다. "수시 전형에 원수를 접수한 8월부턴 논술과 수능 공부를 각각 1대 1 비율로 공부했고요. 자투리 시간엔 신문 사설을 읽었고 영어 비문학 지문을 한글로 요약했습니다. 모든 종류의 공부를 논술과 연계한 셈이죠." 그는 "학과 동기 중엔 평균 내신이 3.7등급인 친구도 있다"며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수시 6회 제한… "소신 지원하세요"
논술 전형을 공략할 땐 학교별 문제 유형을 잘 파악해야 한다.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이 다른 만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답안의 기준도 다르기 때문. "제 논술 답안은 딱 '기출문제 모범답안'이었어요. 교과 내용을 중심으로 정확한 답을 쓰는 데 주력했죠."(손민기) "자기 답안을 눈에 띄게 하려면 강렬한 인상을 줄 필요가 있어요. 제 경우, 숙명여대 논술고사 답안의 서두를 프랑스 화가 마르셀 뒤샹(1887~1968)의 작품 '샘' 관련 얘기로 시작했답니다."(최예진)
최씨가 추천하는 '논술 실력 단기간에 올리는 비결'은 필사(筆寫). "시간 날 때마다 지원 대학 기출문제 모범 답안을 베껴 적었어요. 문단 구조를 탄탄히 하고 문장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됐죠. 기출문제는 최소한 5회 이상씩 풀어봤어요."
손씨는 "응시 대학과 학과를 정하는 데 가장 필요한 건 '나만의 소신'"이라고 말했다. "전 지난해 이맘때 원서 쓸 대학을 열 곳쯤 정해 각각 시험을 치렀어요. 합격선이 높은 대학은 인문계열로, 합격선이 낮은 대학은 상경계열로 각각 지원했죠. 하지만 막상 제 관심이 덜했던 인문계열 쪽 시험을 치르려니 좋은 글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올해는 수시 지원 횟수가 6회로 제한되니 후배 여러분은 각자 희망 대학과 학과를 소신 있게 선택,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논술 교사가 말하는 ‘효과적 논술 전형 대비 요령']
①문우일 서울 세화여고 교사ㅣ논술고사 준비에서 논리력과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기출문제에 나온 교과 내용을 차분히 정리해보길 권한다.
②기원서 인천 송도고 교감(한국교원연수원 논술 강사)ㅣ최근 5년간의 지망 대학 기출문제를 훑으며 기출 흐름을 파악하는 게 좋다. 대학별 출제자는 대개 엇비슷하므로 문제 경향 역시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③장성민 서울 선덕고 교사(EBS 과학논술 강사)ㅣ주어진 시간에 맞춰 모든 문제를 풀기란 생각보다 어렵다. 기출문제를 정해진 시간 내에 풀어보는 연습을 해보길 바란다. 수학·과학 우수자 전형도 이런 방식으로 준비하는 게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