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2012학년 고교별 성적 분석
특목, 자사고·일반고 간 점수차 오히려 더 벌어져
서울 강남·서초·양천구 강세 등 지역차도 여전
- 정부가 사교육비 절감과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2011학년도부터 도입한 ‘수능-EBS 연계 강화’ 정책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특수목적고·자립형사립고와 일반고 간 수능성적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국회 민병주 의원(새누리당)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2010·2012학년도 전국 1520개 고교별 수능 원자료 가운데 언어·수리·외국어 영역 평균 백분위 점수 합을 비교·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분석은 학교별 격차 등을 따질 땐 주로 표준점수를 이용하지만 연도별 수능 난이도가 다른 점을 감안, 특정 집단·수험생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백분위 점수를 활용했다. 백분위는 영역별 전체 응시자 가운데 본인보다 낮은 표준점수를 받은 수험생의 비율(0∼100)이다.
2일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55개 특목고와 6개 자사고의 주요 영역 평균 백분위 합은 260.7점으로, 일반고(157.3점)에 비해 103.4점 높았다. 특목·자사고(254.3점)와 일반고(159.8점) 간 성적차가 94.5점이었던 2010학년도 수능 때보다 8.9점 더 벌어진 것이다.
전국 단위로 학생을 선발하는 자사고의 상승세 또한 두드러졌다. 자사고는 2010학년 244.9점에서 2012학년 253.5점으로 8.6점 올라 상승폭이 외고(6.2점), 과학고(2.7점), 국제고(1.2점)를 앞질렀다.
서울 지역 간 성적 격차도 여전했다. 지난해 인문계열 응시생의 언·수·외·사회탐구 2개 과목 평균 백분위 합을 자치구별로 비교한 결과 1위 강남구는 253.0점으로 최하위인 금천구(160.4점)에 비해 92.6점 높았다. 강남·서초·양천 등 ‘사교육 특구’들이 수능 성적 상위 5개구에 포진한 것도 변함이 없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0년 공교육 내실화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수능 문항의 70%가량을 EBS 수능 강의·교재와 연계해 출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30∼40%에 불과하던 EBS 연계율은 2011학년 73.6%, 2012학년 71%로 치솟았다.
하지만 ‘EBS 연계 강화’ 정책이 소외 지역 및 계층의 학력 향상은 물론 사교육비 감소로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서울 일반고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09년 43만3000원에서 2011년 42만7000원으로 준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기에는 점차 늘고 있는 EBS 교재비 등은 포함돼 있지 않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손충모 대변인은 “수능과 EBS 연계 정책은 학생들이 EBS 강의·교재만 갖고 공부하는 게 과연 공교육 내실화인지 의문을 품게 된다”면서 “일부 학교에 과다하게 편중된 학생 선발권 등을 개선하고 학급당 학생 수 줄이기 등의 다른 정책이 병행될 때 비로소 교육 격차 문제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