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회원가입


 
작성일 : 13-08-06 16:06
2013 서울대 구술고사 ‘교과과정 안으로’
 글쓴이 : 수능일번지
조회 : 1,301  
2014 서울대 인문계열 구술 대비

서울대는 입학본부 웹진 ‘아로리’를 공개하면서 2013 자연계열 수시•정시 구술고사 문제를 공개했다. 자연계열 수시 정시의 구술은 수학과 4개의 과학 문제로 이뤄져 있고 인문계열 정시 논술은 인문계열 전체 대상의 문제여서 가닥이 단출하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제시문과 문제의 공개가 크게 어렵지 않아 보인다. 문제는 수시 인문계열의 구술의 공개 여부다. 자연계열과 달리 인문계열의 구술문제는 학과별로 달랐기 때문에 구술의 공개 자체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제시문과 문제는 물론 출제의 의도까지 밝히려면 학과 교수들의 협조를 얻어야하는 상황이다. 늦어지거나 아예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어 보인다.

2014학년 서울대 인문계열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의예과가 다중미니 면접으로 별도의 트랙을 밟고 있지만 자연계열은 문제의 수준과 방향성을 짚어 고교현장에서 다각적인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인문계열 수험생들은 갑갑하다. 자연계열이 의/치/한으로 빠져나가는데다 구술문제까지 투명하게 공개되면서 여유로운 반면 최상위권이 각축해야 하는 인문계열은 올해 재수생들도 수시체제에 어느 정도 적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구술문제의 공개까지 늦춰지는 상황이어서 구술준비가 순조롭지 못한 느낌이다. 인문계열 위주의 외고 국제고는 지난해 졸업생을 중심으로 문제 복기를 해놓고도 서로 교류하지 않는 치열한 정보전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특히 2012학년보다 유난히 평이하게 출제된 2013학년 구술 문제의 방향성 때문에 고민의 깊이는 더해가고 있다.

서울대는 2013학년 수시모집에서 논술고사를 전면 폐지하고, 일반전형 구술고사를 통해 학생들을 선발했다. 대부분 모집단위에서 광역단위 모집이 아닌 학과제 모집으로 전환해 소속학과의 교수들이 직접 면접관으로 참여토록 했다. 자신이 가르칠 제자를 직접 선발하게 된 교수들, 특히 인문계열 교수들의 구술고사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들의 만족도는 정시 이월인원의 숫자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2013학년 서울대 인문계열의 정시 이월 인원은 ‘-15’명으로 2012학년 ‘-2’명에 이어 2년 연속 음수를 기록했다. 즉 ‘가르쳐보고 싶은 학생’이 애초 배정된 정원보다 많았기 때문에 정시 인원을 축소하면서까지 수시모집을 통해 학생을 선발한 것이다. 의/치/한 등으로 최상위권 학생들이 대거 유출되는 자연계열과 달리 인문계열에서는 서울대가 여전히 최상위권의 절대적인 기준이라고 볼 수 있어 미등록 인원도 거의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술고사는 일반적인 면접과 달리 사전에 문항을 제시하고 문제를 푼 뒤 면접에 임한다. 인문대학 사회과학대학 생활과학대학 간호대학 등은 30분, 경영대학 자유전공학부는 60분, 교직인적성검사를 따로 실시하는 사범대학은 15분 내외로 문제를 풀 준비시간이 주어진다. 면접시간은 15분 내외로 동일하다. 경영대학은 수학 5문제와 영어 제시문이 출제되었다. 사범대 사회과학대 인문대의 경우 영어 지문과 국한문 혼용 지문이 출제되었다. 종이 사전도 주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2013학년 서울대 인문구술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난이도의 하향 조정이었다. 상당히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 받은 전년도에 비해 2013학년은 교과과정 안에서 해결 가능한 문제들이 주를 이뤘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최지헌(경영대1)군은 “수학의 경우 지난 3년 간 기출문제를 처음 봤을 때, 풀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전년도와 비교해 훨씬 평이한 시험이었기 때문에 대부분 합격한 친구들이 5문제 중 4문제 이상을 풀었다”고 회상했다. 마찬가지로 수학에 상대적으로 약했던 이채영(경영대1)양도 “순수한 수학 문제였고, 수학에 대한 개념이 충분한지를 묻는 듯 했다”고 전년도보다 평이했음을 지적했다.

서울대 구술이 평이해짐에 따라 선행지식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 온 사교육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미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2012학년을 앞두고 서울대 입시의 변화에 대해 “광역 모집을 폐지하고, 학과제 모집을 실시함에 따라 사교육의 접근 자체를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더하여 2013학년 구술의 난도를 낮춤으로써 지식 자체를 묻는 것이 아닌 지식을 획득하는 과정을 묻는 서울대의 색이 더욱 강하게 드러나 사교육에 의존해 지식만을 쌓는 공부는 더욱 힘을 잃고 있다. 실제로 류정수(경제학부1)양은 “돌이켜 보면 학원에 다니는 것보다 신문을 한 자라도 더 보고, 토론 주제를 하나라도 더 보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헌군도 “학원을 통해 얻은 가장 큰 도움은 시선처리나 손동작 등 세세한 것일 뿐, 면접의 내용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2014 인문계열 구술 대비법

서울대 인문계 구술을 대비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빠른 독해를 통해 과정과 함께 결과물을 제시하는 능력’을 강조했다. 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논술과 달리 구술은 면접관과 면대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평가를 받는다는 특징 때문이다. 제시문과 문항의 의도를 제한 시간 내에 독해해내는 것은 구술시험의 기본이다. 문제의 의도를 파악해 답의 방향을 잡았다면 답에 이르는 과정을 말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구술을 대비한 내공은 평소에 쌓아야 한다. 대부분 인문계열 학과에서는 한문과 영어를 제시문에 포함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국어교육과는 국한문 지문을 읽는 것을 문제로 출제하기까지 했다. 지원자의 평소 어휘력을 점검하겠다는 것. 시험장에는 모르는 단어가 있을 경우를 대비해 종이사전을 비치해 두었지만 시험을 경험한 학생들은 결정적인 단어가 아니라면 사전을 찾는 것은 지양할 것을 권했다. 문맥을 파악할 수 있다면 문제를 푸는 것이 더욱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2012학년 특기자전형으로 사회과학대의 입시관문을 통과한 전현태군은 “사회과학대 구술고사를 준비한다면 기본적으로 한자 습득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한자를 모르면 제시문 자체를 분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회과학대의 경우 모든 제시문이 국한문 혼용으로 이뤄져 있어 크게 당황했다. 사회과학대 입학을 준비한다면 한자를 반드시 기본수준 이상 익혀둬야 할 것이다. 신문, 뉴스 등을 이용해 상식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실제로 제시문 중 하나는 뉴스에서 봤던 내용이 나왔다.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자신의 논리를 펼치는 것도 중요하다. 교수의 추가 질문이나 반박에도 막히지 않도록 자신의 의견에 확신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면접관을 대했을 때에는 ‘지적 호기심’을 깊이 있게 보여주는 것이 좋다. 주어진 문항에 대한 답변뿐 아니라 추가적으로 나올 수 있는 질문에 대해서도 준비해야 한다. 대부분의 합격생은 평소 책이나 신문 등을 읽고, 토론 등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조리 있게 표현하는 연습을 해왔다. 류정수양은 “교내 동아리 활동으로 모의법정 활동을 했던 경험이 면접장에서 도움이 되었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2012학년 사회과학대 면접을 경험했던 이진솔양도 “구술을 만만히 봐서는 안되지만, 전문학원을 다닐 필요까지는 없다”며 “평소 책과 신문을 많이 읽고 정리해두는 연습이면 충분하다”고 준비 방법을 밝힌 바 있다.

전공적합성을 배양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할 수 없다. 학과별 모집을 했지만 동일한 문제들을 활용해 시험을 출제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사회과학대의 경우 오전반 3문제, 오후반 3문제 중 한 문제를 선택해 구술고사를 치렀다. 경제 정치외교 등 다른 학과 지망생을 평가했지만 사회과학이라는 범주를 포괄하는 관심을 갖고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문가는 “평소 사회가 돌아가는 것에 관심을 갖고, 관련 전공 서적을 깊이 있게 읽는 등의 노력을 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깊이 있는 학습을 위해서는 학교에서 운영하는 심화과목을 이수하는 것을 추천한다. 민사고 출신으로 2012학년 특기자전형으로 사회과학대학에 입학한 이심지양은 “학습의 기본기를 다지는 ‘고급 글쓰기’나 심층적인 내용을 다루는 ‘정치’ 수업은 너무 어려웠다. 가장 어렵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큰 도움이 됐다. 글쓰기 과목은 사회 역사 철학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면서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었고, 정치 과목은 비판적 사고와 사회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학습과 관련한 용어들을 사용할 때는 어휘의 개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활용해야 한다. 실제로 다수의 합격생들이 “답변 내용과 답변 과정에서 사용한 어휘를 토대로 추가질문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정치외교학과에 합격한 학생은 남북한 군비경쟁이 ‘정체양상’을 보인다고 답하고, 북한이 ‘힘겨운 상황’에 놓였다고 답해 이와 관련해 추가적으로 질문을 받기도 했다. 추가질문을 받았을 때 논리정연하게 답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사용한 어휘의 정확한 의미를 설명하지 못한다면 감점요소가 될 수 있다.

구술고사와 관련한 추가질문은 학생의 답변에 반박하는 경우도 있고, 답변과는 무관한 추가질문을 던지는 경우도 있다. 즉, 답변을 준비하면서 반박의 가능성과 새로운 질문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역시 2012학년 사회과학대에 합격한 권순우군도 “‘모순이 아닌가’라는 추가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면서 “교수의 논리에 넘어가면 안 된다”고 전했다. 자신의 텍스트 분석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권군은 “당황하지 말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술 관련 질문이 예정시간보다 일찍 끝날 경우 자기소개서와 관련한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구술고사에 임하기 전 자기소개서 항목을 읽어보는 것은 필수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덕목은 면접에 임하는 태도이다. 서울대 일반전형은 입학사정관전형이다. 학생의 학업능력뿐 아니라 인성영역까지 두루 평가의 대상에 들어간다. 특히 얼굴을 마주하고 평가하는 자리에서 교수들이 예의 없는 학생을 제자로 선발할 가능성은 0에 가깝다. 류정수양은 어떤 내용보다도 예의 있게 답변하는 것에 주의했다고 밝혔다. 류양은 “면접관으로 오신 교수님들은 어른이기 때문에 답변의 내용도 물론 중요하지만 자세나 공손한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겸손한 태도를 유지한 덕분인지 간혹 답변이 막히거나 실수를 해도 우호적으로 조언을 주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