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전형수 1∼5개 더 늘어나 전형수 축소된 대학들도 기존 전형요소 그대로 유지
“사교육업체 도움없이는 지원전략짜기 힘들어” 분통
“수험생과 학부모를 우롱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무슨 입시전형 간소화냐.”
대입 수험생 아들을 둔 이모(50)씨는 최근 주요대학들의 2015학년도 수시 전형을 보고 분을 참지 못했다. 서울의 한 주요 사립대에 지원한 아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잘 못 봐 재수를 하기로 했다는 이씨는 “정부가 복잡한 대입전형을 간소화하겠다고 해 기대했더니 포장만 그럴듯한 ‘눈 가리고 아웅’ 식”이라고 비판했다. 주요대학들이 공개한 2015학년도 대입 수시전형을 들여다보니 여전히 사교육 등의 외부 도움을 받지 않으면 지원전략을 짜기 어려울 만큼 복잡하다는 것이다.
이는 1일 본보가 입시업체 하늘교육에 의뢰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홈페이지에 난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서울지역 주요 10개 대학의 2015학년도 수시 전형정보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이들 10개 대학의 2015학년도 수시전형 유형은 모두 99개(평균 9.9개)로, 2014학년도 100개(〃 10개)와 사실상 차이가 없었다. 2015학년도 입시부터 각 대학의 수시모집 전형유형 수를 학교생활기록부(교과)·학생부(종합)·논술·실기위주 등 4개(정시 2개) 이내로 한다는 교육부 방침을 무색하게 했다.
예컨대 서울대는 학생부위주(종합)전형으로 선발한다고 밝혔으나 실제 전형 유형수는 일반전형과 지역균형선발전형,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Ⅰ 3가지(농어촌/저소득/특성화고) 등 5개였다. 일반전형은 구술면접과 서류로 선발하고, 지역균형선발전형은 고교 추천을 받은 지원자 중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해 뽑는다.
이로 인해 서울대의 2015학년도 수시전형 수는 전년도(3개)보다 2개 늘었으며, 고려대와 연세대도 각각 14개와 19개로 전년도보다 각각 4개와 5개가 증가했다. 이화여대(10개)와 중앙대(13개) 역시 1개씩 늘었다. 경희대와 서강대, 성균관대, 한국외국어대, 한양대는 2015학년도에 각각 1∼5개 줄지만 전형 종류는 5∼10개여서 정부 방침이나 수험생과 학부모 기대에는 못 미쳤다. 특히 전형별로 선발방식과 지원자격이 다른 데다 학생부나 논술, 면접, 수능, 실기 등 세부 전형 요소가 그대로인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간소화와 거리가 멀다.
이 때문에 대교협이 지난달 19일 발표한 ‘201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은 정부 방침에 억지로 끼워 맞춘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학생부 55%와 논술 45%로 최종 합격자를 가리는 고려대 수시 일반전형의 경우 사실상 논술이 당락을 가르는데도 학생부(교과)위주전형으로 분류된 게 대표적인 예다.
당시 대교협은 전국 198개 대학이 2015학년도 수시에서 학생부교과(38.4%)·학생부종합(15.6%)·논술(4.0%)·실기(4.6%)위주와 기타(1.6%) 전형으로 24만3333명(전체 모집인원의 64.2%)을 뽑는다고 밝힌 바 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수시전형이 마치 4가지로 압축된 것처럼 분류했지만 대학들은 실질적으로 기존 전형 유형을 대부분 유지한 상태”라며 “전형 축소에 대한 기대감만 일으키고 수험부담은 전혀 줄이지 못한 셈”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들 10개 대학의 수시 전형유형별 선발비중은 학생부종합 47.7%(전국대학 평균 15.6%), 논술 27.2%(〃 4.0%), 실기 12.8%(〃 4.6%), 학생부교과 12.3%(〃 38.4%) 등으로 학생부 비교과 영역이나 논술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특목고나 자사고 출신 및 다양한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얘기다. 결국 교육부와 대학이 ‘무늬만 입시전형 간소화’로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강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