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지난해 2월, 육사 69기 졸업식에서 전체수석으로 대통령상을 받은 양주희 소위는 사실 꼴찌 입학생이다. 당시 면접은 1등이었지만 수능성적이 평균보다 낮아 예비 8번으로 간신히 육사에 들어왔다. 육사 입시에서 수능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의 경우 전체 1000점 가운데 무려 700점이나 됐다. 게다가 전체 3단계 전형과정 가운데 첫 번째 관문인 1차 학과시험도 수능보다 어렵기로 유명하다. 결국 육사는 지나친 성적중심 선발 모형으로 인해 하마터면 대통령상을 받을 만큼 뛰어난 인재를 놓칠 뻔한 셈이다. 지금도 지나치게 높은 성적 기준으로 인해 육사 생도를 꿈꾸는 인재들이 탈락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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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대학신문 자료사진 |
26일 육사가 발표한 ‘2015학년도 신입생도 모집요강’은 이 같은 육사의 고민을 담았다는 분석이다. 문양호 육사 평가관리실장(대령)은 “양주희 소위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고, 그 밖에도 입학당시 성적은 다소 낮았지만 면접이 뛰어났던 생도들이 학교생활에 적응도 잘하고 임관해서도 좋은 평판을 듣는 사례가 아주 많다”고 말했다.
■ 새로 도입되는 '군 적성우수자 우선선발', 2차 면접·체력검정만으로 = 육사는 올해부터 체력과 면접으로 구성되는 2차시험(적성) 점수로만 전체정원의 20% 이내를 수능 이전에 우선선발하기로 했다. 문 실장은 “‘군 적성우수자 우선선발’은 1차시험(학과)과 2차시험(적성)을 통과한 학생들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며 “이들 중 1차시험 성적과 관계없이 오로지 2차시험의 면접과 체력점수로만 종합 평가해 합격자를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1차시험 성적이 꼴찌라도 2차시험 점수가 높으면 우선선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적어도 적성우수자 전형에서만큼은 면접과 체력요소가 당락을 결정짓게 된다.
문 실장은 “올해 모집요강을 논의할 당시 일부에선 ‘적성우수자 우선선발’ 평가 시에 1차시험 점수도 일부 반영해야 한다면서, 1차시험과 2차시험 반영비율을 4대 6으로 하자는 의견도 있었다”며 “하지만 제로베이스에서 2차시험 성적만으로 우선선발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다. 그 만큼 리더십, 올바른 국가관, 투철한 사명감, 강인한 체력을 갖춘 ‘군 적성우수’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육사의 의지가 강력하다는 것이다.
나머지 80%의 학생들의 경우에도 △1차시험 합격자를 남자 5배수(기존 4배수), 여자 6배수(기존 5배수)로 확대하고 △전체 3단계 전형 중에서 2차시험의 반영비율을 두 배로 늘린 것도 이같은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따라서 이번에 도입된 군 적성우수자 우선선발제도를 제외하고 일반전형은 올해 1000점 만점에 △1차시험 50점 △2차시험 250점(면접 200점, 체력검정 50점) △내신 100점 △수능 600점으로 신입생도의 합격여부를 가린다.
■ 사관학교·경찰대, 늘어가는 중도이탈자와 자퇴자로 ‘골머리’ = 이 같은 적성중심 입시제도 개편은 그 중심에 중도이탈자 문제가 있다. 육사는 물론 공사, 해사, 경찰대 등 군·경특수목적대학은 높은 중도이탈률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대의 경우 지난해 합격자의 최종등록률은 절반이 조금 넘는 55%에 불과하다. 육사의 경우에도 추가합격이 더 이상 없는 기초군사훈련 기간에만 약 10%가 중도이탈한다.
입교 후에도 자퇴가 속출한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육사생도 45명이 자퇴했다. 자퇴 사유는 대부분 진로문제 25명, 통제된 생활거부 등 적성 부적합자 16명 등이다. 육사의 이번 입시제도 개편은 입시과정에서부터 성적보다는 적성과 국가관, 체력 등을 중요하게 평가해 상승하는 자퇴율을 낮춰보려는 의도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배경이다.
불황으로 군·경특수목적대학의 인기가 날로 뜨거워지면서 합격선이 지나치게 높게 형성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수능 성적기준이 너무 높아 정말 뜻있는 인재들이 지원을 꺼리는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 한 육사생도는 “육사를 오기위해 재수를 했는데, 고3 당시 나를 비롯해 주변에는 육사를 정말 원하지만 성적이 안 돼 포기하는 친구를 많이 봤다. 반면, 평소에 별로 육사에 뜻이 없다가 성적이 잘 나와 진학하는 친구도 있었다”고 말했다. 수능점수 문과를 기준으로 합격선은 경찰대가 서울대 하위권학과나 연·고대 상위권학과, 육사는 연·고대와 교대 등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올해 육사입시, 면접대비와 체력관리 필수 = 문 실장은 올해 입시에서 “정예장교가 되려는 목적의식과 위국헌신의 사명감이 투철한 인재를 선발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때문에 국가관이 의심되는 발언을 할 경우 합격에 불리할 수 있다. 육사 관계자는 “어떤 학생이 천안함 폭침을 부정하는 등의 발언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탈락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해당 발언이 잘못된 정보에 의한 것인지 자기 확신에 의한 것인지 다각도로 검증한다”고 전했다.
육사 1차 학과시험과목은 국어·수학·영어로, 일반적으로 수학이 어려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2차 적성시험은 1박2일 동안 신체검사와 체력검정, 개별면접으로 구성된다. 이때 신체검사는 해당 요건에 미달하면 불합격 처리된다. 신장과 체중을 재는 ‘일반검사’ 외에 11개 주요 신체검사를 모두 통과해야 다음 단계인 체력검정을 치를 수 있다. 체력검정은 △1500m(여자 1200m) 달리기와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3종목으로 이루어진다. 체력검정은 합격·불합격을 결정하지 않고 등급에 따라 50점 이내에서 배점을 부여한다.
개별 면접은 집단토론, 구술시험, 자소서면접, 신체·발성평가, 인성검사(합불판정), 종합판정 순으로 숨가쁘게 진행된다. 이 가운데 구술시험은 주로 국가관이나 안보관 등 올바른 가치관을 가졌는지 여부를 평가한다. 최종 3단계에서는 1,2차시험 성적에 내신과 수능을 합산해 합격자를 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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