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마다 수능 활용 달라 ‥ 서울대는 수능보단 면접이 당락 좌우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지난해 서울대 의대 정시 합격선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2014학년도 서울대 의대 정시 합격선은 2차 추가합격자를 기준으로 상위누적 0.06%로 나타나 연세대 의대(0.05%)보다 낮았고, 성균관대 의대(0.06%)와는 같았다.
오차범위 내 수치이긴 하지만 서울대 의대가 연세대보다 정시합격선이 낮게 형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서울대 의대가 지난해부터 정시에서 다중미니면접을 전격 도입하는 등 전년도에 비해 수능 영향력을 줄이고 면접 변별력을 높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4일 입시업체 이투스청솔에 따르면 2014학년도 전국 25개 의과대학의 정시 합격선은 자연계열 기준으로 상위누적 최고 0.05%에서 최저 2.2% 정도인 것으로 분석됐다. 수도권 의대는 대부분 수능 상위 0.1% 수준으로 합격선이 형성됐다.
합격선 조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이뤄졌다. 이투스 청솔은 표본에 대해 “오프라인은 본원 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했고, 온라인은 수험생 커뮤니티 ‘오르비’와 ‘수만휘’ 등에 공개된 합불통계를 참고했다”고 밝혔다. 합격선 기준은 2차 추가합격자까지 포함했다. 때문에 최초합격자를 기준으로 했던 지난해 조사보다는 합격선이 현실화됐다는 평가다.
대학별 합격선은 연세대가 337점(표준점수 500점 기준)에 상위누적 0.05%로 추정돼 가장 높았고, 서울대가 538점(표준 800점)에 상위누적 0.06%로 나타났다.
이어 순서대로 △성균관대 474점(표준 700점), 상위누적 0.06% △중앙대 나군 984점(표준 1000점), 상위누적 0.07% △한양대 나군 984점(표준 1000점), 상위누적 0.07% △한양대 가군 983점(표준 1000점), 상위누적 0.08% △아주대 다군 78.5점(표준 80점), 상위누적 0.1% △중앙대 가군 981점(표준 1000점), 상위누적 0.12% △고려대 489점(표준 500점), 상위누적 0.2%로 수도권 의대가 강세를 보였다.

■ 서울대 의대의 면접 강화로 이변 속출 = 지난해 서울대 의대는 그 동안 수시에서만 실시해오던 ‘다중미니면접’을 정시에까지 전격 도입했다. 그 영향으로 2단계 면접 변별력이 당락을 좌우하게 되면서 자연계열 유일한 전영역 만점자(서울대 표준점수 환산 기준으로 542.2점)가 불합격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서울대 의대 1단계 통과자들은 수능성적 최상위권이기 때문이 개인별 점수폭이 조밀하다. 때문에 개인별 수능 점수대는 최고 543.6점에서 최하 535.2점(추정)으로 점수 급간이 8점 정도에 불과하다. 결국 2단계 면접 점수(30점)에 의해 역전이 가능한 구조다.
게다가 서울대 다중미니면접은 단순한 ‘자기소개서 면접’ 차원에서 벗어나 지원자의 인성과 성향, 자질을 종합 검증한다. 개인당 면접 시간은 60분에 달하며 학생들은 순서대로 7개의 방을 돌면서 상황극과 프레젠테이션 등 다양한 형식의 면접을 치러야 한다.
반면 연세대 의대는 정시에서 수능중심으로 선발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이는 지난해 모집정원 25명에 추가 합격자가 누적 21명(1차 15명, 2차 4명, 3차 2명)이나 나왔지만 최종 합격선이 서울대 의대보다 높을 수 있었던 원인이다. 연세대와 서울대 의대에 중복합격 할 경우 지원자들은 보통 서울대에 진학한다. 다만 면접을 강화한 서울대에 떨어진 수능극강자들은 연세대 의대를 선호한다는 점을 노린 전략이다.
■ 지방의대 판도는 ‘In서울’ 대학병원이 갈라 = 지방의대의 경우 서울과 수도권에 부속병원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가 합격선 분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방권 주요 의대의 합격선은 순서대로 △울산대 685점(표준 700점), 상위누적 0.2% △한림대 나군 974점(표준 1000점), 상위누적 0.3% △인제대 나군 532점(표준 800점), 상위누적 0.3% △순천향대 다군 1025점(백분위 1000점, 가산점 포함), 상위누적 0.5% 등으로 나타났다.
울산대와 한림대, 인제대, 순천향대는 서울 안에 각각 아산병원, 성심병원, 백병원, 순천향대학교병원을 소유하고 있다.
다만 부속병원이 없거나 부실한 의대도 일반대학에 비하면 합격선이 높았다. 부속병원이 없어 위탁실습을 하고 있는 관동대의 경우 다군 592점(백분위 600점), 상위누적 1.5%에 해당했다.
특히 폐과 위기에 놓인 서남대 의예과에도 519점(표준 800점), 상위누적 2.2% 수준의 지원자가 몰려 눈길을 끌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수능 상위 2% 수준의 학생들이 의사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며 “나중에 폐과가 결정되더라도 이미 적법한 절차로 입학한 학생들은 타 대학 의대로 보내주는 등 구제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 가톨릭대 의대, 2015학년도 의대 입시 돌풍 예고 = 올해 의대입시는 총 36개 대학에서 2252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전년도 25개교 1535명보다 717명(46.6%)이 늘어난 수치다.
의학전문대학원 폐지에 따라 의예과를 신설하는 대학은 서울의 경우 가톨릭대(입학정원 65명), 경희대(77명), 이화여대(53명)가 있고, 지방의 경우 경북대(77명), 부산대(88명), 전북대(77명), 충남대(77명) 등이 있다.
특히 성모병원을 소유한 가톨릭대 의대는 서울에 소재한 데다 의대 전통과 부속병원의 병상 수, 졸업 후 진로 등에서 유리해 돌풍이 예상된다. 오 평가이사는 “과거에는 개업의가 많았지만 지금은 대형 부속병원이나 종합병원 소유 여부가 의대 선호도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가톨릭대는 의전원 체제로 전환하기 이전만 해도 수험생들 사이에 ‘명분의 서울대’냐, ‘실리의 가톨릭대’냐가 논란일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가톨릭대는 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해 전국 8개 부속병원 5700여 병상수를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의료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경북대와 부산대 역시 과거 ‘경부전(경북대, 부산대, 전남대)’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역 최고의 의대 전통을 자랑하는 만큼 올해 의대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 평가이사는 “경희대와 이화여대도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이화여대는 정시 모집에서 문과생에 교차지원을 허용해 상당히 높은 합격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오 평가이사는 “올해는 의대 정원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관계로 수시 학생부 교과 성적의 등급이나 정시 수능 합격선 등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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